살아가는 얘기/music
서태지 컴백 스페셜에 대한 단상
[케로군]
2008. 8. 8. 09:08
그저께 밤에 써니양이 갑자기 MBC를 보라 그래서 돌렸더니...
서태지와 이준기 씨가 등장하는 컴백 스페셜 프로그램(?) 같은 걸 하고 있더군요...
나름 재미있게 방송을 시청했습니다...
방송에 대한 감상은....
유세윤-이준기-서태지... 안 어울려도 좀 심하게 안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첫번째...
( 서로 팬이었다고 말한다고 해서 앵글이 잡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가르쳐줬습니다. -_- )
서태지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은 성공했지만....
음악에 대한 접근은 실패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두번째...
그리고, 아무리 접근을 잘 했다고 가정한다고 해도...
방송 말미에 맛보기로 보여준 음악은.... 심하게 기대 이하였다는 느낌이 세번째....
이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음악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군요...
개인적으로 서태지에 대해서 '사랑한다'는 절대 아니지만...
'좋아하는 편'이었던 케로군이었던지라, CD도 TAPE도 열심히 구입했었고,
한 때는 서태지가 등장하는 TV 방송과 책까지 열심히 구입해 읽었었습니다만...
지금의 음악은... 그렇게 사람의 뒤통수를 치던 음악이 아니라는 건 분명해 보였습니다.
표절 시비가 일고, 온갖 비판을 받고( 아직도 그 혐의들은 유효합니다. ), 안티가 즐비하던 시절이었더라도,
15년 전의 서태지였다면... 망치로 뒤통수를 두드리는 듯한 충격을 음악에 담아 전해주었다면....
지금의 서태지는,
조용히 오두막에 앉아 가족들에게 통기타를 치며 들려주는 듯한 말랑말랑한 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말랑말랑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르겠지만,
혹은 무슨 음악이든 서태지라는 인간을 추종한다면 모르겠지만...
음악( 표절 혐의가 있는... )을 통해 듣는 이의 가슴 속에 머리 속에 쓰나미를 일으켰던
그 때 그 시절의 느낌을 원하는 이에게는.... 별로 내키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케로군이 늙은 것인지, 서태지가 늙은 것인지... -_-;;;
그가 그런 음악을 하는 것은 비판 받을 일도 아니고, 오히려 좋은 일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케로군은 이번 앨범의 음악이 좋다고 말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필승...의 음악이 오리지널리티가 높아서 좋아했던 게 아니라...
목소리가 찢어지면서 핏발을 세우던 투사같은 이미지에 찬사를 보냈던 사람 중 한 명인 케로군은...
너무나도 말랑말랑한 모아이라는 곡을 부른 뒤 보여 준 콘서트 장면에서...
말랑말랑하게 필승을 소화해 내는 서태지의 모습은...
차라리 보지 않는 편이 더 좋았을 뻔 했습니다.
옛날이 지금보다 좋았다고 그리워하는 것은 아마 케로군이 늙어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