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는 관광명소라기보다는 시민의 휴식 공간 - 마치 서울의 탑골공원 같은 -의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원래 히가시(東)혼간지와 니시(西)혼간지는 두 개의 절이 아니고 하나의 절이었다고 하는데 건물의 규모는 어지간한 궁궐의 크기를 넘나들고 있었습니다. 이런 거대한 문화재 앞뜰을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 오사카 성 앞 뜰도 그랬듯이 - 한 편으로 놀랍기도 했습니다. 다만 건물들이 대대적인 보수 공사중이어서 오래 볼 만한 여건은 아니어서 곧 밖으로 나왔습니다. 교토라는 곳은 몇 일을 본다고 해도 충분치 않을만큼 볼 것이 많은 곳이긴 하지만 일단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오사카 행 기차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 JR 교토 역에서 조금만 걸어오면 나타나는 히가시혼간지의 동쪽 입구.
※ 히가시혼간지의 본당(?) 건물... 아쉽게도 공사 중 ㅠ.ㅠ
히가시혼간지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한큐교토선의 종착역인 한큐가와라마찌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일단 기차를 타기 전에 중고 카메라를 파는 곳에 들어가보기도 하고 예쁜 우산을 파는 곳이 없는지 찾아보았지만 딱히 맘에 드는 것은 없었습니다. 이미 교토에서 수 십 개의 기념품을 샀던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기차에 올랐습니다.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잠시 눈을 붙이려고 했는데 옆자리의 여고생들이 어찌나 시끄럽게 떠드는지... 잠은 못 자고 창밖을 구경하며 오사카로 돌아왔습니다. ( 역시 오사카 사람들은 그다지 남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_- )
※ 히가시혼간지 앞의 한산한 버스 정류장에서의 써니!
※ 위의 버스 정류장 의자에는 이런 낙서가 -_- ... 반북감정이 가득한 사람이 썼을까나?
오사카로 돌아와서는 한큐 우메다 역에 붙어있는 대형서점 키노쿠니야에서 문고판 하루키 책이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아쉽게도 문고판은 찾지 못했습니다. 서점을 나와 이번엔 요도바시 카메라 쪽으로 이동하는데 노상 맥주판매점 발견!!! 길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잔뜩 +_+ 써니 양 케로 군도 시원하게 200엔짜리 길거리 맥주를 마셨는데... 깜빡하고 여기 사진을 안 찍었습니다. ㅠ.ㅠ ( 지쳐서 정신이 헤롱헤롱했는지 이후 한동안 사진을 안 찍은 케로군 '-' )
우메다의 요도바시 카메라는 여지껏 본 어떤 대형 매장보다도 거대한 규모였습니다. '-' 일단 카메라 매장에서는 끝도 없이 이어진 필름 냉장고 +_+ 초 고가의 레어 카메라들이 즐비한 것에 감동 또 감동했습니다. DVD 매장도 만만치 않게 거대했지만 게임 매장은 상대적으로 작... 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게임 매장에 비해 큰 규모였습니다. -_- 게임 매장에서는 부탁 받은 소프트를 뒤져보았지만 일단 몇 개의 소프트는 없고 있는 것의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고 해서 보류. 한 시간 정도 매장을 둘러본 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남바에서 계획한 둘째 날 밤의 저녁 식사는 류구떼(龍宮亭) 신사이바시점! 호텔 건물 바로 뒤에 있었기 때문에 가깝기도 했고 무엇보다 저렴한 회전초밥집이라는데 끌려 주린 배를 이끌고 찾아갔습니다. 케로 군의 입장료는 세금 포함 1,575엔, 써니 양은 1,260엔... 그리고 초밥은 모두 무료 +_+ 특별할인 맥주와 된장국을 시키고 맘 것 초밥을 먹다보니 30 그릇에 육박하는 그릇 -_-+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다꼬야끼 초밥이나 30 접시가 이어지는 생새우초밥 등 볼거리도 많고 친절하고 산뜻하고... 말 그대로 배 터지게 먹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 이곳이 류구떼... 밤에는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성황 +_+
※ 케로 군이 찍은 사진이 없어서 써니 양이 찍은 사진을 살짝 ^^ 이것이 공지에도 나갔던 바로 그 다꼬야끼초밥!!! 오이시이~~
일단은 많이 지친 신혼여행 둘째날은 이렇게 저물었습니다. 간단히 호텔 주변, 도똠보리를 산책하고, 신사이바시의 번화가에서 예쁜 우산이 없는지 찾아보기도 하며 조금은 한가한 저녁 시간을 보내다가 써니 양이 많이 피곤해하기도 하고 3일째의 스케쥴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 징하게도 광고를 때리던 CocaCola C2
※ 신세기에반게리온에서 상표를 살짝 바꿔 나오던 예비수 맥주... 미사토상이 그리도 좋아하던 맥주 브랜드는 이 상표를 살짝 고친 것 ^^
호텔 지하에는 24시간 상점이 있었는데, 의외로 다양한 술을 팔고 있었습니다. 예비수를 발견한 순간 덥썩 -_- 두 개를 샀는데 한 개는 결국 고이 포장해서 한국으로 공수했습니다. ( 이미 마셔버렸지만 '-' ) 곳곳에 초대형 광고판을 세우고 자판기마다 출시 전부터 홍보에 열을 올리던 CocaCola C2까지 사서 마시고 3일째의 일정을 기대하며 일찍 잠들었습니다.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3일째의 일정은 일어나서 상태를 봐서 정하기로 했습니다. 둘 째 밤은 첫 날과 비교하면 왠지 쉽게 잠이 들었습니다.